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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 린치핀 어떻게 돈 버는지 이 글 하나로 종결.

어떤 기발한 일을 벌려 대중의 이목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사람이 독창적인 인물은 아니다. 그는 단순히 주목받길 원하는 사람이다. 독창적인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이미 모든 사람들의 눈앞에 있으나 아직 알아차리지 못해 이름조차 가지지 못한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나아가 그것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이름이 주어지고 비로소 그것이 실제로 존재함으로써 인간은 깨닫게 된다. 그렇게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탄생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부모님은 내가 고등학교를 들어갈 무렵, 암웨이 사업을 시작한다 하셨다. 어떤 일인지 잘 몰랐지만, 부모님이 부모님의 삶을 사시고, 계속해서 시도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딸로서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부모님이 가끔 쓸데없는 오해를 받는 것들을 보면서 왜 굳이 이 일을 하려고 하실까 하는 생각은 있었던 것 같다.
성인이 되고 난 후, 부모님과 대화할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나는 부모님이 하시는 암웨이 사업에 대해서 처음 제대로 듣게 되었다. 생각과는 다르게 합리적인 플랜과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는 회사고, 내 가치관과도 잘 맞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20살의 나에게 이모님들이 열정적으로 하는 암웨이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나이가 들고 많은 경험을 해보고 난 후, 할 게 없으면 언젠가 이 사업을 한 번 해봐야지. 그냥 그 정도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우습게도, 김승호 회장님의 답변을 듣고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것이 스쳐 들었던 암웨이 사업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지금 린치핀은 암웨이 사업을 활용하고 있다. 이 챕터에서는 그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한다.
만약 당신이 대중적인, 이목을 한데 모으고 싶은, 주목받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챕터는 과감히 넘길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남들이 알아보지 못한 것에 관심이 있고, 스스로를 독창적이라고 믿는다면 밑져야 본전이니 끝까지 읽어보시길 바란다. 읽기 전에 유의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1.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몇 가지 현상을 보고 그것의 본질을 단정짓는다. 암웨이 사업도 다를 바 없다. 당신에게도 주변에 암웨이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었거나, 하는 사람들을 멀리서 지켜보며 가지게 된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좋은 느낌이든, 나쁜 느낌이든, 린치핀이 하는 암웨이와는 관련이 없다. 지금부터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린치핀이 활용하는 암웨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2.
당신에게 암웨이 사업을 권유하려고 이 챕터를 쓴 것이 아니다. 신사임당은 저서에 스마트 스토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자청은 남녀 재회 서비스나 마케팅 회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린치핀은 암웨이 사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우리가 발견한 좋은 해답이자 우리의 수익을 책임져주는 강력한 툴이기 때문이다.
3.
이해를 돕기 위해 암웨이 사에 대한 정보를 몇 가지 녹여뒀다. 불편한 독자는 넘겨도 전체 흐름에 대한 이해가 무방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암웨이 사는 생필품을 만드는 제조회사다. 일반적인 제조회사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유통이나 광고를 다른 기업에 맡기지 않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것처럼, 암웨이 제품은 암웨이 매장이나 어플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그 대신 아낀 유통비와 광고비를 암웨이 제품을 좋아해주는 소비자에게 돌려준다. 소비자가 광고를 해서 매출이 발생되었다면 그만큼 더 현금캐쉬백을 해준다. 쿠팡 파트너스를 생각하면 쉽다.
D2C (Direct to Consumer) 개념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것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유리한 방식이고, 동시에 기존 기업들이 싫어하는 방식인지를 빠르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광고와 유통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기업은 제조에 비용을 더 들여 양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소비자는 조금 더 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쟁사들과 광고비로 먹고 사는 언론사들에게, 이 기업은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이 기업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칼을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대접할 요리를 하는데 쓰지만, 어떤 사람은 사람에게 해를 입힐 때 쓴다.
누가 어떻게 도구를 활용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도구의 문제가 아니다. 암웨이 사업을 하는 누군가는 본인이 먼저 소비자 혜택을 누리고 이것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지만, 누군가는 이고 지고 부담을 주며 팔아넘기는데 급급해한다.
누가 어떻게 이 사업을 활용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이 사업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나는 이것을 이해하고 우리가 이 사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아주 신중하게 생각한 후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는 파이어족을 꿈꾸지만 대안은 찾기 힘든 이들에게 이 사업을 소개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따로 광고와 유통을 하기 위해 매달 써야되는 비용이나 회원가입비가 들지 않아 누구나 시작해볼 수 있었다. 점포를 내거나 제품을 DP(display)하지 않아도 돼서 창업비용이나 재고부담이 없었기 때문에 2340세대가 시도해보기 좋았다. 제품을 환경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윤리적인 기업을 좋아하는 MZ세대에게도 충분히 매력이 있었고, 선착순이 아니라 노력으로 만든 네트워크의 크기에 비례해서 유통비를 돌려주었기 때문에 공정하고 일리가 있었다.
잘만 활용한다면 우리의 비전을 현실화하기 충분한 조건들이었다.
‘드는 비용 없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법으로 친환경적인 생필품을 광고 및 홍보한다.’
이것이 내가 이해한, 린치핀이 이해한 이 사업의 본질이었다. 그리고 만약 이것으로 네트워크를 만드는 방법을 내가 먼저 익힌다면, 그것을 알려주는 건 같은 제품의 같은 플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환경과 조건이 바뀌는 다른 사업들보다 조금 더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것도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우리부터 광고 및 홍보를 통해 매출을 만들어 봐야 하는데, SNS 광고나 주변 친구들이 쓰는 제품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암웨이는 너무나 낯선 브랜드였다. 어떻게 하면 조금씩 이들의 삶에 녹아들 수 있을까 아주 많은 고민을 했고, 시도를 했다.
스포츠 브랜드 XS를 알리기 위해 할로윈데이에 이태원에서 xs탄산음료와 데낄라를 섞어 칵테일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파티를 열어 경품으로 영양제 브랜드 뉴트리라이트에서 나오는 면역 젤리나 루테인 젤리를 나눠주기도 했다. XS 이온음료를 다 마시고 물을 채워 볼링핀으로 사용하고 게임을 하기도 했다. 유산균 광고 영상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린치핀이 암웨이 사업을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엔 반감을 가지셨던 분들도, 우리가 주최하는 행사나 커뮤니티를 경험하고 린치핀이 하는 암웨이를 점차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린치핀이 하는 암웨이라면 함께 해봐도 좋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그렇게 귀한 크루들을 얻기도 했다. 우리의 비전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조금 더 다양한 시도들도 해볼 수 있게 되었다.
일본에 오토코마에라는 두부 회사가 있다. 이 회사의 대표인 이토 신고는 원래 상품 개발 담당자였으나, 아버지의 권유로 두부 공장을 물려받아 운영하게 되었다. 단순히 두부만 생산하는 것에 지루함을 느꼈던 이토 신고는 두부에 캐릭터를 입히기 시작했다. 캐릭터의 세계관을 만들어서 두부 포장을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굿즈들도 판매했다.
이 세계관에 흥미를 느낀 소비자들은 시중에 파는 다른 두부들보다 훨씬 가격이 비싼데도 이 두부를 수집하고 SNS에 자랑했다. 오토코마에는 두부 하나로 700억 매출 신화를 쓰고 있다.
이토 신고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두부를 파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나의 세계관을 파는 사람이다.’
린치핀도 마찬가지다. 린치핀은 암웨이 제품을 팔기 위해 존재하는 팀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비전 안에서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툴 중의 하나로 암웨이 사업을 선택했다. 우리의 행보를 봐온 사람이라면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 분명 이 챕터를 읽으며 반감을 가지거나 실망을 한 분이 있으리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이 챕터를 쓰지 않을 수는 없었다. 멋져보이기 위해,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시간을 보냈던 과거보다 누군가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만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뭐든 해보는 지금의 우리가, 나는 훨씬 더 멋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의 눈앞에 있으나 아직 알아차리지 못해 이름조차 가지지 못한 이 기회에 ‘린치핀의 암웨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새로운 세계를 열고 있는, 독창적인 린치핀이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의 비전에 맞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도전하고 증명할 것이다. 우리의 행보를 앞으로도 지켜봐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