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회장님 이웃집을 현찰로 구매해서 큰 화제가 되었던 블랭크코퍼레이션 남대광 대표 또한 대학 시절, 사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냐는 후배의 질문에 이렇게 답하였다고 한다.
"나는 밑바닥부터 장사를 시작해서 다시 원하는 소득을 만들 자신이 있다. 그래서 두렵지 않다.“
당장 가진 걸 다 잃어도 그 즉시 붕어빵이든 옷이든 길거리에 나가서 팔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 남대광 대표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을 창업하기 전,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때 한 달에 10만원을 가지고 생활했다고 하는데, 이런 경험을 통해 실패도 별거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커뮤니티 운영과 별개로 어떤 실물 즉, 뭔가를 직접 팔아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할 수도 있었지만, 밖에 나가서 뭔가를 팔고 고객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해보는 경험이 더 큰 경험이 될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했다.
팔아보는 경험이 중요했지, 뭘 팔지가 그다지 중요하진 않았기 때문에, 간단한 베이킹을 해서 빵을 팔아보기로 했다. 어디서 팔지가 관건이었는데, 바로 옆에서 다양한 물품들과 판매과정을 볼 수 있는 플리마켓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응답하라 아지매' 라는 카페를 발견하였고, 그 주에 있는 플리마켓을 바로 신청했다. 플리마켓의 신청비가 3 만원 정도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쿠팡에서 접이식 테이블을 구매하고, 여러 가지 판넬도 만들었다. 플리마켓 당일 새벽은 거의 잠을 자지 않고 팔기로 한 치즈케이크와 쿠키를 구웠다. 아이스박스에 만든 베이커리들을 넣고 플리마켓이 열리는 성북구 월곡 홈플러스로 출발했다.
베이커리 종류는 그 향기를 맡으면 사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도착하자마자 가장 향이 좋은 버터 쿠키를 또 구웠다.
10분 정도 구웠을까, 옆 매대에서 닭갈비를 구워대기 시작했다. 매콤하고 달달한 냄새가 계란 쿠키를 휘감았다. 우리도 닭갈비가 먹고 싶을 정도였다. 심지어 어마어마하게 큰 플랜카드를 붙여놓고 건장한 남자 셋이서 소리를 지르며 팔기 시작했다. 아주머니들은 줄을 서서 닭갈비를 사갔다.
우리 매대 앞에는 귀여운 4살짜리 꼬마가 달달한 시식용 치즈케이크를 하나씩 주워먹고 있었다.
그 날 당연히 우리의 플리마켓은 매출적인 면에서 큰 수완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잘되는 닭갈비 집을 보며 배운 것이 많았다.
고객뿐만 아니라 다른 셀러들도 이들을 칭찬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데도, 매주 플리마켓에 지속적으로 참가해서 고객들과의 소통을 직접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젊은 청년들의 기분 좋은 열정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맛있는 닭갈비가 재구매율을 높이는 탄탄한 컨텐츠가 된 것이었다.
모임과 다를 바가 없단 생각을 했다.
플리마켓에서 직접 팔아보는 경험으로 우리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렇게 파는 것도 그렇게 무섭지 않네. 힘들지 않네. 안되면 뭐라도 이고 나가서 팔면 되지!
우리는 이 날 3만원을 주고 남대광 대표의 멘탈을 얻게 되었다.